표절 시비의 그림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16-10-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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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비의 그림자

   

   

연세대학교 화학과 이원용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표절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이는 연구자들에 대한 평가가 연구의 질보다는 양에 의존하는 성과 만능주의의 구조적 환경과 함께 연구자들의 연구윤리의식 부재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석박사 학위를 성공을 위한 스펙쌓기 수단으로 활용하는 학위 취득자의 증가와 대학의 부실한 학위 논문 심사가 학위 논문에서의 표절이 발생하는 주요 이유이다. 교육부의 얼마 전 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대학에서 발생한 연구윤리 위반 사건은 총 169건으로 이중 표절이 가장 많은 101건이었고 학위 논문의 표절은 석사 13, 박사 10건이었다. 다른 부정행위 유형으로는 부당한 논문 저자 33, 중복 게재 18, 논문 대필 10, 위변조 7건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최근 국내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연구부정행위의 유형은 단연 표절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표 참조)

 

[표] 2008~2012 전국 대학, 전문대, 대학원대학 연구윤리 위반 실태(자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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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의 표절 시비는 학문을 직업으로 하는 교수 혹은 연구원에게 주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도입을 계기로 석 박사 학위를 가진 고위 공직자가 표절 시비의 대상으로 대두 되었고 최근에는 더 나아가 정치인, 목사, 스타강사, 연예인 등 다양한 인사들의 학위 논문 표절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국내 석박사 학위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표절 시비 과정에서는 모 유명 연예인이 석사 학위 논문을 자진 반납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박수를 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학위 논문에서의 표절과 더불어 최근 유명 대학의 몇몇 교수는 해외 유명 저널의 영문 논문 내용을 단순히 국문으로 번역하거나 혹은 제목만 바꾸어 그대로 영문으로 국내 학술지에 게재하는 상상할 수 없는 표절을 범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최근 표절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와 일부 교수들의 어처구니 없는 표절 사건은 우리사회로 하여금 그동안 표절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지 못했던 우리의 아픈 과거 행적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정부와 대학에서는 표절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였다.

  선진국에서는 표절에 대한 문제 제기와 검증이 학문의 발전을 위해 대학을 포함한 학계에서 자율적으로 건전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유명인에 대한 표절 검증은 주로 언론이 주도하고 있으며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집단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대학에서는 주로 총장 선거, 보직 배정, 신규 교원 임용 과정에서 표절 관련 의혹이 제기된다. 많은 경우 음해성의 무차별적 표절 공세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학이 표절 검증을 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제보자는 자신의 주장이 검증을 위한 조사 위원회의 결론과 다른 경우 조사위원들을 비난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언론에서는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해성 제보를 바탕으로 특정인사를 무모하게 표절자로 낙인찍거나 표절 사건을 흥미위주로 과대 포장하여 보도하는 우를 범해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모 여대의 교수가 언론사를 상대로 잘 못된 자기 표절 보도로 인한 명예 훼손 손해 배상 소송에서 승소하여 위자료를 지급받게 된 사실이 보도되기도 하였다. 이는 언론 조차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보도하는 행태와도 연관이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의 일고 있는 표절 시비는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분명 비정상적이다. 이러한 비이성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학계의 책임이 가장 크다. 대학과 학회 스스로가 표절 등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과 예방을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석박사학위 논문 및 학술지 논문에서의 표절 등 연구부정행위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중 151명이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고 83명이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정부 고위 공직자가 석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사 청문회 과정 혹은 선거철 마다 표절 시비가 일어날 전망이다.

  이제는 비정상적인 표절 공세 보다는 학문 발전을 위한 건전한 문제 제기와 그를 통한 미래 지향적인 연구윤리 의식 및 제도의 고도화에 우리의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석사 학사 학위의 경우도 박사학위와 마찬가지로 표절 논문의 경우는 학위를 취소하기로 하였다. 또한 학위 심사 위원 명단의 공개를 의무화하고 논문지도교수 자격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주도의 top-down 방식을 통한 연구윤리 인식 제고도 효과가 있겠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을 포함한 학계 스스로가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표절을 예방하고 검증하는데 자발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야 언론과 이해 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표절 검증을 하는 현재의 후진적인 상황이 종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부산일보(untitled.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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