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옵는 대동철학회 회원 제위께!


저는 17대 대동철학회 서정욱(배재대) 회장의 후임으로 18대 신임회장으로 봉사하게 된 류의근(신라대)입니다. 지난 1년 간 전임 회장님의 노고와 헌신에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운영위원님들의 희생과 수고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주지하듯이 한국의 철학계가 처한 사회적 역사적 현실은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의 헤게모니, 대학 의 시장화와 식민화, 대학 교수의 사업 교수화, 교수직의 비정규직화, 인문학 차별 재정 정책, 철학과의 사회적 추방, 인문 논리와 경쟁 논리의 양극화, 친자본 지식인의 확대 재생산 등으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제 상황을 자본제국주의 내지 자본제국의 현실이라고 규정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 한국의 철학 연구자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학문의 논리에 충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라성 같은 유수한 철학 교수들도 모질고 가차 없는 현실에 대해서 속수무책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학문과 각종 학회의 구조 조정의 현실도 엎친 데 덮친 격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회원님을 위시한 회장과 위원장과 위원께서 살고 있는 생활세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 길들이기에 비판적 사고와 철학의 정신으로 저항하고 부정하기 보다는 순응하고 추수하는 편에 서 있습니다. 자본 지배의 제국적 현실이 너무나 강고하기에 어지간해서는 균열을 낼 수 없는 사회 시스템 탓이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지배적 현실을 당연시하지 않고 저항과 부정의 정신으로 맞서기는 커다란 용기와 정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한국의 철학 연구자가 처한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철학계가 철학의 사회적 공공성과 사회의 양극화 극복과 개인의 영혼의 회복을 위해서 헬조선에 희망을 주는 도움닫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잠시 약 10년 전 2007년 11월 30일에 한국의 전국 8개 철학회가 ‘한국 철학계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라는 자리에서 철학계의 자성을 촉구한 사실을 환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전국 60여 개의 철학과는 30개로 반 토막 났으며 철학과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으며 철학 학문후속세대는 미래가 없고 하물며 박사 양성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한국의 철학계에 종사하고 있는 연구자들 일체가 철학하기 좋은 사회의 현실을 피조시키기 위해 철학 고유의 사회 비판 의식에 입각해 무력감을 극복하고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에서 저는 한국의 철학 연구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으로부터 유의미하게 대응하기 위해 그 출발점으로 ‘8개 철학회장 원탁회의’를 공개적으로 제언합니다.

이제 대동철학회 내부의 상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대동철학회는 1998년에 창립했으며 곧 2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8년도에 집행할 20주년 기념사업도 논의해야 하겠지만 2017년에 있을 학술지 평가를 비롯해서 총무위원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회의 내년 사업 계획과 집행은 대동철학회의 도약에 매우 심각한 과제로 주어져 있습니다. 또한 홈페이지 개선, 학술 대회의 특성화, 학회의 국제화, 학술 총서의 발간,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연대, 사회적 기여 정책 수립의 과제들은 회장, 고문, 이사님들의 후원뿐만 아니라 9개 위원장과 위원님들의 희생적인 협력과 수고 없이는 결코 성취될 수 없는 과제들입니다. 특히 3대 주요 위원장님들께서는 금년과 내년이 대동철학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비약을 위한 중대 시기라는 점을 유념하시어 상호 참여와 소통의 방식으로 주어진 현안들을 잘 해결해주시기를 감히 당부해봅니다. 학회는 투명성, 민주성, 상호책임성의 원리에 의거해서 운영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18대 대동철학회의 임원과 회원들의 단합과 협력이 대동철학회의 역사에서 영광스러운 시기였다고 기록될 수 있도록 합심하여 전진해 나가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회원님들께서도 회원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학회 운영 규정의 변동과 공지사항 등에 유의하시며 학회 동향과 학술 행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고 학회지 『대동철학』을 본인의 연구 성과 발표 주 무대로서 삼아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단체이든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요 리더의 능동적인 대처와 실행력이말로 그 조직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강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몇 년 전에 작고한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바움이 85세에 했다고 하는 말을 인용함으로써 취임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의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대동철학회 회장 류 의 근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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