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3)
pp.97~127
淸代 氣哲學의 淵源 考察 ― 王夫之와 戴震을 중심으로
청대 학술계의 발전은 明代 心學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여 宋代 理學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청대 철학자들은 先秦儒學에서 비교적 시기적으로 가까운 漢學의 訓詁學的 연구 방법을 택하여 새로운 학문풍토를 개척하고자 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 밖에도 오랑캐에게 나라를 잃고 방황하던 당시 유교지식인들이 理學과 心學 내에서 亡國의 원인을 찾고, 나아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자 했 던 학문적인 열망이 결과적으로 청대 학술계의 변화와 성과를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다. 청대 학술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던 氣哲學의 등장은 과연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이며, 또한 어떠한 과정 에서 형성·전개되었는가? 본 연구에서는 먼저 청대 학술계의 기본정신인 ‘학문적 懷疑와 批判思潮의 연원’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토대로 청대 기철학의 형성과 전개과정에 담긴 철학의 내재적 연관성을 분석하고, 청대 학술계의 성격과 사상사적 의의를 재검토하였다. 淸代哲學史에서 ‘考證’은 전환기 지식인의 새로운 세계관 구축에 중요한 연구방법이었다. 淸代 철학자들은 문 헌고증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기존학문체계의 핵심개념을 비판하며 현실제도개혁을 도모했다. 본 연구에 서는 청대 초·중기를 대표하는 王夫之와 戴震을 중심으로 氣哲學의 연원과 형성과정에 나타난 특징을 검토하 여 청대 학술의 전개양상과 성격을 검토하였다. 宋明理學의 특징은 우주와 인간의 생성·변화원리를 정립하는 이론구축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의학· 수학·천문학·지리학·문자학·음성학·금석학과 같은 실용학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을 갖지 않았다. 명말·청 초에 이르자 역사와 사상·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가치관이 요청됨에 따라 청대 고증학자들 은 程朱學의 理중심적 우주론, 陸王學과 老·佛의 형이상학 체계에 대한 비판적 종합을 시도했다. 본 연구에서 는 淸代 氣哲學이 宋代 張載의 氣學에서 연원했으며, 이후 明代 羅欽順과 王廷相, 劉宗周를 거쳐 淸代 黃宗羲, 朱彛尊, 王夫之, 顔元, 李塨, 戴震 등으로 계승되는 과정에서 氣一元論으로 정립되었음을 살펴보았다. 특히 宋 明理學에 대한 비판을 위해 考證과 實用을 강조한 왕부지와 대진의 氣哲學에 나타난 특징과 성격은 크게 4가 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太極의 본체를 元氣로 해석하여 生動·變化하는 우주원리를 강조했다. 왕부지와 대진은 程朱學의 우주본 체인 太極을 一氣로 해석했다. 따라서 實有와 生動, 生生과 氣化 등으로 우주본체를 설명했다. 둘째, 一氣의 流行·太和 과정에서 形上·形下, 道·器를 一元的으로 이해했다. 왕부지와 대진은 우주의 본질은 一氣이기 때문에 만물의 생성·변화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의 다양한 모습은 단지 인식방법의 차이에 불과하다 고 보았다. 셋째, 理를 氣의 條理로 인식하여 理先氣後와 理尊氣卑의 전통을 부정했다. 왕부지와 대진은 정주학의 핵심개 념인 理·氣를 ‘體用一源’과 ‘道器一貫’의 형태로 인식하여 일원적인 우주론을 설명했다. 넷째, 학문의 연구주제를 인간의 心性문제에서 우주·자연현상으로 확대했다. 왕부지와 대진은 학술의 실용성 을 강조했다. 따라서 宋明理學에서 이론적인 제도개혁을 주장한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인 현실비판 에 근거한 新制度 구축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