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3)
pp.201~225

디지털 오디세이: 춤추는 몸과 디지털 컨버전스

김종규

(성균관대학교 의사소통교육센터 연구원 및 학부대학 겸임교수.)

김주희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강사.)

본 논문은 디지털 컨버전스의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과 그 기술에 의해 드러나는 춤추는 몸의 의미를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무용 예술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여 ‘몸’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빌티 존스(Bill T. jones)의 「고스트캐칭(Ghostcatching)」(2000)과 르미유·필론의 「노만: 노만 맥라렌을 위한 헌정(Norman ― A Tribute to Norman McLaren)」(2007)은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 속에서 춤추는 몸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표현된다. 일반적인 작품 해석들은 이렇게 드러나는 몸을 가상현실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로써 춤추는 몸과 디지털 기술의 조우는 현실과 가상이라는 대립 속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대립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해 온 이념적 전통에 뿌리박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념적 전통에 의해 춤추는 몸에서 드러나는 디지털 기술과 몸의 의미가 충족적으로 이해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가상현실은 가상과 현실의 엄격한 구분 속에서 실재성을 확보하려는 지난한 역사의 기술적 결과물이다. 그래서 가상현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을 구현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렇게 구현된 가상은 결국 현실의 모사이거나 가짜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을 통해 디지털 기술로 표현되는 춤추는 몸이 해석된다면, 그 몸은 결국 가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품들 속에서 표현되고 있는 춤추는 몸은 엄연히 공연의 주체이며, 이 주체를 가짜로 귀결시키는 순간, 작품 자체의 의미는 상실된다. 최소한 공연의 주체를 가짜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몸’의 의미를 달리 해석해야 한다. 작품 속의 춤추는 몸은 물리적인 몸과 물리적이지 않은 몸을 모두 포함한다. 작품 속에서 그 물리적이지 않은 몸은 그저 물리적인 몸의 모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들 속 춤추는 몸에서 드러나는 ‘몸’의 의미는 그간의 이념적 전통 속에서 가해져 온 몸의 존재론적 제한을 벗어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무용 예술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근본적인 이유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디지털 기술은 물리적 몸의 모사를 위해 도입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을 드러내는 존재론적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구현하는 것은 현실의 모사로서의 가상현실이 아닌 새로운 현실로서의 혼합현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술로서의 혼합현실이 갖는 근본적 의미이기도 하다.

Digital Odyssey: Dancing Body & Digital Convergence

KIM, Jong-Gyu

KIM, Joo-Hee

The aim of this paper is to consider the meaning of digital technology and dancing body appeared through this technology in view of digital convergence. Nowadays the sphere of performing arts or dancing arts continues to expand the capability of body expression by introducing digital technology. For example, 「Ghostcatching」(2000, Bill T. jones) and 「Noman-A Tribute to Norman McLaren」(2007, lemieux·pilon 4D art) are representative art pieces. In these art pieces, dancing bodies appear digitally in a large part. A common interpretation explains these appeared bodies in terms of the virtual reality. As the result of this explanation, the antagonism between the real and the virtual has been centered on the understanding of the dancing body united with digital technology. This antagonism has its root in the ideological tradition which has distinguished between the real and the virtual. However this tradition could cause an insufficient understanding or distortion to the meaning of digital technology and the body appeared in the dancing body. Virtual Reality(VR) is the technological result of the long history in which man has secured the reality on the rigor distinction between the real and the virtual. At this juncture, VR has aimed at making virtuality 'more real than reality'. But this virtuality only can be a copied reality or an imitation. In this sense, if the digitally appeared dancing body is interpreted by the notion of VR, the body should be imitation. Yet, this body is actually a principal in the works. Thus these are disqualified as a work, as soon as we make the principal an imitation. If we don't want to do this, we should interpret the meaning of the body differently. In this point, we must give an eye to the two bodily features in the art works. The 'dancing body' in the art works embraces both of two bodily features, physical and unphysical. Though the unphysical body is a digitally appeared body, it is not a mere copy of the physical body, but a body itself as a actual principal. In this sense, the meaning of the body appeared in the dancing body comes to be far beyond the traditional ontological restriction of the body. This is the why performing arts are combined with the digital technology. And this tells us that the digital technology is not the mere instrument to copy the physical body, but plays a ontological role of uncovering another reality. Thus, it is not virtual reality as a copy of the reality, but the mixed reality as a new reality that the digital technology promotes. This is the fundamental meaning of the mixed reality as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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