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1)
pp.21~39
이웃과 정의
레비나스의 철학은, 오늘날 반(反)목적론의 허울 아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생존경쟁의 이데올로기와 선명하게 맞설 수 있는 철학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레비나스에 따르면, 존재와 존재의 유지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인 윤리가 인간적 삶에서 우선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타자와 맺는 관계에 의해 비로소 나라는 주체가 성립하고, 그 후에 존재가 문제의 지평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레비나스에게서 타자와의 관계는 존재 및 존재의 이해관계 이전 영역에서, 존재론의 지평 너머에서 맺어진다. 타자는 나의 응답과 책임을 요구하는 자로서 내게 호소하고 명령하는 얼굴로 다가온다. 이와 같은 마주 대함의 직접성에 대한 강조야말로 레비나스 철학의 강점이고 매력이다. 하지만 이 대면적 관계 중심의 윤리는 보편성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난점을 안고 있다. 레비나스가 대면적 책임을 정의로 놓던 초기의 관점을 제삼자(le tiers) 개념을 통해 비교와 균등의 측면을 도입함으로써 조정하게 된 것은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에 대한 책임의 윤리가 공평함의 정의로 보완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대면적 관계를 보편성의 문제와 화해시켜야 할 필요는 나 역시 타자로 대접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런 요구를 대면적 관계의 비대칭성과 양립할 수 있게 해 주는 개념이 삼자성(illeité)이다. 그래서 레비나스에서 삼자성은 무한 자체의 대면성이자 비인격적인 신의 견지가 된다.
Neighbor and Justice
The ethics of Emmauel Lévinas could be one of the most critical philosophies against Darwinism which plays as a powerful quasi-teleological ideology under the name of anti-teleology. According to Lévinas, it is not conatus or survival but the ethics that holds priority in our life. Prior to being and beyond the horizon of ontology, the other comes to me as a neighbor with a face, whose appeal I cannot avoid. However, the face-to-face relation with the other has some difficulties concerning the universality or equality of justice. To resolve them, Lévinas has to introduce the concepts such as 'the third' (le tiers) and 'illeity'(illeityé). This paper focuses their meanings and roles in the philosophy of Lévi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