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1)
pp.27~55
Vita Activa와 Vita contemplativa : 삶의 유형에 대한 개념사적 논의
인간 삶의 방식 내지 유형에 대한 논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미 B.C. 4~5세기경 고대 희랍에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βίος θεωρητικóς 와 βίος πρακτικóς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이 주제에 대한 연구는 시작되었다. 이들은 이 개념 외에 그것들과 유사한 θεωρία와 βίος πολιτικός 등과 함께 인간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여 논의하였다. 이 두 용어는 후기 고대로 넘어오면서 로마문화권 속에서 라틴어 vita activa와 vita contemplativa로 번역되었고, 우선은 키케로나 세네카 등에 의해 로마의 지성인들의 삶에 대한 반성으로 심도있게 다루어지다가 이후 철학계를 넘어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사상가들에게서 신앙적 삶의 방식을 두고 광범위하게 다루어졌다. 그 후 르네상스와 근세의 논의를 거쳐 20세기 정치사상가 Hannah Arendt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논의의 역사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vita activa는 정치가들이나 정치에 참여하는 학자들의 삶과 사회적 봉사를 주요과제로 하는 수도자들이나 종교인들의 삶을 지칭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vita contemplativa는 진리탐구에 매진하는 학자들의 사변적 삶과 사막이나 수도원 등에서 은거하면서 금욕과 명상 등 수행적 삶을 사는 은수자 내지는 수도자의 삶을 의미했다. 이 개념논의의 초기부터 고대 희랍철학자들은 물론 동서방의 기독교사상가들까지 정치계에 강하게 연루되어 있던 키케로 같은 일부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vita contemplativa를 vita activa보다 나은 삶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던지 아니면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보이듯이 이 두 가지 삶을 종합한 vita mixta를 이상적으로 삶으로 제시하였음을 볼 수 있다. 반면 현대에 이르러 이 주제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한 한나 아렌트는 vita activa를 노동, 생산, 행위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서 그것을 근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인간의 조건(conditio humana)라고 간주하였다. 이 두 가지 삶의 유형은 오늘날도 인간의 삶에 적용되는데, 특히 교수들과 같은 학자들의 삶과 종교인들의 삶에 적용된다. 우선 종교인들의 경우 중세처럼 여전히 은둔이나 도피가운데 명상과 기도에 주력하는 수행자들이나 좁은 의미에서의 종교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자기 사역에 충실하는 종교인들은 vita contemplativa에, 반면 봉사와 구제같은 사회사업에 주력하는 이들을 vita activa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학문의 전당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대학의 교수들이나 학자들에게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오로지 상아탑에서 진리탐구나 학문연구에 중점을 두는 vita contemplativa 형의 학인들이 있는 반면에, 제도권정치나 행정기관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교수들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도 대학교수나 학자들의 과제와 사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차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진리탐구자체가 사명이고, 후자는 진리의 실천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개념으로부터 우리는 인간 삶의 다양한 패러다임을 도출해 낼 수 있다: vita voluptatis 또는 vita cupiditatis(욕망중심의 삶 내지 쾌락주의적 삶)의 유형, vita contemplativa(순수한 학문연구의 삶과 종교적 수행의 삶)의 유형, vita activa(사회실천적 또는 정치지향적 삶)의 유형, vita mixta(이론과 실천, 관조와 참여가 조화를 이룬 삶)의 유형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유형은 양쪽 각기의 비중에 따라 관상중심적, 활동중심적, 그리고 균형적인 형태가 있을 것이다.
Vita Activa and Vita Contemplativa: A Study on Patterns of Life from Perspective of the History of Its Concept
Academic discussion on ways of human life has quite a long history, as βίος θεωρητικóς and βίος πρακτικóς already had been used in the hellenic philosophical texts in B.C. 4-5 centuries. Platon and Aristotle were the first scholars who engaged in research on it with those concepts and other as βίος πολιτικός and θεωρία. The greek terminology had been translated into Latin as Vita activa and Vita contemplativa which have been used from Cicero and Seneca through medieval christian thinkers Augustine and Thomas Aquinas to Hannah Arendt at the present time. Vita activa indicates mostly the lifestyle by which politician or scholar participate in political realm directly or by which priest or pastor take social works as his main task. In contrast to it, Vita contemplativa points originally to the speculative life of philosopher in ancient greek context as well as to the ascetical life of anchoret in christian background. From the history of the concepts, we find that ancient greek philosophers as well as western and eastern church fathers mostly considered Vita contemplativa better than or superior to Vita activa on the one hand, some thinkers suggested vita mixta, a third lifestyle, as the best one, trying to combine both on the other hand. Meanwhile, Hannah Arendt stressed on Vita activa as a basic and necessary conditio humana; according to her, human life is basically a Vita activa which consists of work, labour, and action. We can propose various paradigms of human life, above all of professors or scholars and clergy, from traditional discussion on Vita activa and Vita contemplativa: vita voluptatis or vita cupiditatis, vita contempaltiva, Vita activa, Vita contemplativa containing action, Vita activa containing contemplation, vita mixta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