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0)
pp.319~343
감성과 문화 그리고 인문학적 상상력
이 논문은 감성인문학 또는 감성인문학연구단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의의와 연구방법론 그리고 지향점 등에 관하여 그 연구의 목적과 문제점을 함께 검토해보고자 하는 목표에서 기획되었다. 감성인문학은 일반적으로 이성의 의의보다는 그 한계를 지적하면서 특히 인간의 도구적 이성의 한계를 지적하고 감성의 측면을 새로운 대안으로 상정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감성인문학이 이성의 한계를 지적한다는 것 역시 이성의 능력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점을 감안한다면, 감성인문학은 우선적으로 비판이론가들이 말하는 실천적 이성의 영역에 관하여 설명하여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해체주의자들이 말하는 이성의 부정이 곧 감성인문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성의 개념과 등치되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감성의 획일화된 기제들과 왜곡된 부분들을 통제하는 것은 이성인가, 아니면 감성인가가 분명하게 짚어져야 한다고 본다. 또한 감성인문학이 내세우는 감성은 감정 또는 감각 등의 제 요소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개념적으로 명확한 구분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성은 이성의 대척점에 있는 개념인지, 아니면 이성의 일부분으로서의 감성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개념정립의 명료화가 전제되어야만 감성인문학의 연구방법론과 지향점이 추상성을 배제하면서 보다 뚜렷한 구체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구체성을 강조하는 감성인문학은 현실과 조응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제공한다는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감성인문학이 순수한 이념적 목적지향성만을 간직한 채 실생활의 유용성을 저버린다면 감성의 자극과 감응은 공허한 상상력만을 남발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감성인문학은 실생활에 유용한 문화자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현실적 구상성을 갖추어 나아가야 한다는 자신의 또 다른 책무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어야만 각 지역별 문화지형도가 온전하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며,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간 감성표현의 형식과 내용을 문화소통의 코드로 현실화하고자 하는 기획 또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