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10)
pp.121~140

느린 것이 아름답다! ― 느림의 미학

김현돈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 글의 목적은 초고속 디지털전자문명 시대에 느림이 갖는 미학적 의미와 가치를 음미하는 데 있다. 속도는 기계의 시간이며, 느림은 자연의 시간이다. 나아가 느림은 생명·평화의 시간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초고속으로 질주하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의 광기를 제어할 대안적인 삶, 즉 자연친화적이며, 인간다운 삶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또한 빠름을 지양하여 느리게 산다는 것은 세속적 이해관계를 초탈하여 세상과 인생을 부드럽게 관조하고 음미하는 심미적인 태도이다. 빠름을 지향하는 삶은 목표와 성과, 그리고 현실적 이해에 급급하여 대상과 주체 사이에 일정한 미적 거리를 갖지 못하고, 대상과 주체 사이에 공리적 이해가 개입하여 미적 관조를 불가능하게 한다. 느림의 미학은 기분 좋은 자기충만, 영혼의 자유해방, 감성의 열림, 영성으로의 초대 같은 정신적 가치이다. 느림의 향유는 단순 소박한 삶을 지향한다. 한가롭게 거닐며 자연의 부름에 나를 맡기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미래의 지평을 향해 마음을 여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본의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고, 작은 것, 느린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마음의 평정을 누리는 미적 감수성의 계발이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것이다.

Slow is beautiful! ― Aesthetics of Slowness

Kim, Hyun-don

The aim of this paper is to consider aesthetical meaning and value of slowness in the age of ultra-fast digital electronic culture. Speed is the time of machine, whereas slowness is the time of nature as well as the time of life and peace. Slow living leads us to life such that controls the madness of capitalism which is too fast developing, i.e., natural and humane life. By living slow and keeping off fastness, we can have an aesthetical perspective from which we can calmly contemplate and reflect our life and world beyond worldly interests. Life toward fastness prevents us from maintaining aesthetical distance toward objects and from being in aesthetical contemplation, since it merely aims to gain secular interests. The aesthetics of slowness entertains spiritual values such as pleasant self-fulfillment, the salvation of the soul, and invitation to spirituality. In order to enjoy slowness, we need to aim at simple life, leisuring around, hearing the calling of nature, waiting and waiting, and opening our minds to the horizon of the future. If we can keep our distance from the culture of capitalism, find beauty in something small or slow, and develop fine sensibility so as to maintain peace of mind, we may enjoy the richness of ou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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