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09)
pp.57~70
번역의 고고학을 위하여 ― 우리 상고사 연구를 위한 철학적 試論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시원(始原)의 상고시대로부터 와서 다가올 미래로 나아간다. 우리는 시간의 변화가 새겨진 이 이행의 이끌음 속에 놓여 있다. 이 이끌음은 업(業) 혹은 연기(緣起)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켜켜이 쌓인 업의 끝자락에 놓여 있는 역사의 표면 효과일 뿐이다. 이 효과의 안쪽으로 접혀있는 업의 궤적을 펼쳐 보는 작업이 역사학이요 철학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의 경우 자신의 시원을 대부분 잃어버렸으며 심지어 아예 잊도록 강요받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서의 물음에 대해 그 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출발지를 모르기 때문에 종착지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열차의 승객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는 우리의 상고사에 관한 기록들을 고고학적 관점에서 찬찬히 살펴야 한다. 기록의 행간을 읽어가며 그에 대한 올바른 번역을 모색하고 기록이 훼손된 경우, 곡해된 경우 등을 찾아내 이를 바로잡고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이 글에서 구상하고 실천하려는 번역의 고고학이다.
Toward an Archeology of Translation ― A Philosophical Prelude to the Study of Our Ancient History
Where are we from and where are we going to? From our ancient history to the upcoming future. We are on the way to this transition in which temporal change is embedded. The force that leads this transition is also called karma or dependent arising in Buddhism. The present that we live is merely the surface effect of history which is located at the end point of the accumulated karma. It is the job of history and philosophy to unfold and understand the trajectory of the karma that is folded in this effect. It is deplorable that we have lost our ancient history and even been forced to forget it. So we are not ready to answer the above question in a more concrete way. We are the strange passengers of a train who don't know where we are headed since we forgot the place of departure. We have to examine the records of our ancient history all the more carefully in that they are very few. We propose the archeology of translation as its method. The archeology of translation aims to read between the lines of those records, to translate them in an appropriate way, to find and fix the garbled part of them, and to retrieve the hidden meaning of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