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08)
pp.107~130

휘주(徽州)지역의 특성과 연관된 대진(戴震) ‘인욕긍정’론의 계몽적 의의

최형식

(호원대학교 중국관광·통상학과 교수.)

대진이 태어나 성장하였던 중국 안휘성(安徽省) 남부의 휘주지역은 명대 중기 이후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상방(商幇)을 지닐 정도로 소상품경제가 활성화되었던 곳이다. 이 지역에서의 소송의 급속한 증가와 그 가운데 절대다수를 경제관련 소송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고이호유(賈而好儒)’의 풍조로 관·상 유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 등은 기본적으로 사적 소유에 대한 사회적 의식의 고조를 반영하며, 사적 소유의 정당화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인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될 수밖에 없었다. 대진 사상에 내포된 사상사적 의의는 크게 두 가지 방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이학(理學)’에 대한 ‘반이학(反理學)’으로서의 의의. 둘째, ‘거인욕(去人欲)’에 대한 ‘인욕긍정’ 으로서의 의의이다. ‘이학(理學)’에 대한 ‘반이학(反理學)’으로서의 대진 사상의 의의는 이론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기 위한 존재론적 근거로서,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측면에서는 상하차별적 신분질서에 바탕한 당시 사회의 모순에 대한 비판과 극복 노력이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그의 고향인 휘주를 비롯하여 강남 일대에 광범위하게 발달하기 시작한 소상품경제의 영향으로 인하여 지주(地主)·전호(佃戶)를 근간으로 하였던 사회적 신분관계가 상업자본의 고용주·고용인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고, 그에 따른 신분적 모순이 점차 첨예화 되고 있었던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거인욕(去人欲)’에 대한 ‘인욕긍정’으로서의 의의와 관련하여서는 대진은 기본적으로 생존욕 뿐만 아니라 남녀간의 인간적인 감정까지도 포괄하여 긍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사상가와는 구분되는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휘주지역에서의 ‘고이호유’의 풍조가 신유학적 금욕주의의 초점을 ‘소유욕’의 문제가 아닌 ‘정욕’의 문제로 몰아감으로써 탈출구를 찾아가고자 했던 데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정절 숭배의 강요와 그 결과 나타난 여성 자살자 수의 현저한 증가라고 하는 현실이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진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물질적 소유욕을 긍정했다는 점에서 신유가들과 차이를 보이지만, 욕망의 충돌과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황종희와도 구분된다. 대진이 주목했던 것은 사회적·경제적 강자에 의해 ‘법’이 아닌 ‘도덕’의 명분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던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었으며, 바로 이 점에서 대진의 인욕긍정론은 그것이 낙관적 성선론에 기초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음에도 사상사적인 측면에서는 탈중세적인 계몽사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徽州社會的特性與戴震‘人欲肯定’論的啓蒙意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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