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07)
pp.1~24
前哲學史와의 類比關係에서 본 王弼易學槪念과 그 易學的 意味
중국에서 철학이 처음 시작된 春秋戰國時代에는 儒家, 墨家, 道家 등 다양한 학파가 있었지만 王弼이 살던 앞 시대인 漢代에는 儒家와 道家로 정리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王弼이 살던 시대인 魏晉玄學까지 계승되었다. 그래서 王弼의 易은 儒․道 양자의 영향 속에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직전의 易學경향인 象數易을 철학적 과제로 계승하기도 하였으므로 더욱 그러하였다. 또한 王弼易은 中國哲學發展史의 전개상 철학적 주제에 있어서 특정 학파를 떠나 공동의 철학적 관심사와 관련 있다. 그것은 儒家의 正名論으로부터 시작하여 名家의 名위주의 名實論과 그것을 넘어서 전개된 老子의 道家的 形而上學의 관심사와 철학적으로 맞닿아 있다. 특히 名家가 名에 치중하여 名끼리의 결합에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老子가 名을 넘어선 無名의 道를 추구한 것은 王弼 앞 시대의 漢代象數易家가 象에 치중하여 象끼리의 결합에 관심을 가진 것과 類比的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인 측면에서 王弼易은 魏晉玄學時代에 유행한 言意之辨과 연관을 맺으면서 철학적 논의를 심화시켰다. 즉 言과 意의 관계에 관한 논변을 易學의 象의 문제와 연관시켜 言, 象, 意의 관계에 대하여 논하였다. 王弼은 言, 象, 意의 관계에 있어서 각각의 전자를 각각의 후자에 대한 수단으로 보고 각각의 후자를 그 전자에 대한 목적으로 보아 意를 궁극적 목적으로 보았다. 王弼의 易學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목적으로 삼은 意는 聖人의 意로서 그의 道, 無, 無名, 自然과 연관되어 그의 道家的 특징을 드러내는데 그는 이러한 것들을 本으로 보았고, 이에 대해 言과 象은 有, 有名, 名敎와 연관되어 그의 儒家的 특징을 나타내는데 그는 이러한 것들을 末로 보았다. 그는 末에 대해서 本을 중시하였는데, 이것은 일체의 근본으로서 道를 중심삼는 그의 道家的 철학에서 유래한다. 이것이 易學에 반영된 것이 卦의 근본으로서의 主爻를 주장함이다. 그의 易學은 漢代象數易의 象중시의 경향을 극복하여 근본을 추구하는 道家的 경향으로 나아갔는데, 한편으로는 象數易을 계승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넘어서서 이후 전개되는 中國哲學史上의 形而上學時代의 단초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