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04)
pp.25~44
역사철학의 가능성― 칸트 역사철학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이 글은 칸트의 역사철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역사철학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시도이다. 그 동안 역사철학의 사망 선고와 함께 헤겔, 마르크스의 거대담론으로서의 역사철학은 물론이고 그 한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칸트의 역사철학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하지만 1996년 발표된 클라인겔트(Pauline Kleingeld)의 글(“코페르니쿠스적 전회와 거대 서술 사이 : 칸트 역사철학의 의의” Zwischen kopernikanischer Wende und grosser Erzaehlung : Die Relevanz von Kants Geschichtsphilosophie)은 역사철학의 한 가능성을 다름아닌 칸트에게서 찾는다. 논의의 초점은 역사연구와 역사서술에 불가피하게 요청되는 규제적 이념으로서의 역사이성이다. 진리주장이 아닌 규제적 이념으로서의 역사이성은 매우 유용할 뿐 아니라 동시에 거대담론의 과다함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본고는 먼저 역사철학 일반이 처해 있는 상황과 역사철학 위기에 대해 살펴보고, 이어서 칸트의 역사철학에 대한 클라인겔트의 흥미롭고 독특한 해석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후 이런 해석의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의의는 무엇인지를 검토해보겠다.
Moeglichkeit der Geschichtsphilosophie― Kants Geschichtsphilosophie, eine neue Kritik
Wenn man davon ausgeht, dass Hegels Werk weithin als paradigmatisch fuer die Geschichtsphilosophie per se gilt und dass der Anspruch auf Wahrheit und Wissen, den er erhob, heute so nicht mehr moeglich ist, ist die Disziplin als ganze aeusserst fragwuerdig geworden. Pauline Kleingeld unternimmt den Versuch, zu einem anderen Verstaendnis von Geschichtsphilosophie zu gelangen, und dazu geht sie in die Zeit vor Hegel zurueck. Ausgehend von Immanuel Kants Geschichtsphilosophie, insbesondere von seinen Gedanken ueber den Gebrauch regulativer Ideen in der Historiographie, plaediert sie fuer eine vorsichtig-bejahende Antwort auf die Frage, ob heute Geschichtsphilosophie noch moeglich 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