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22)
pp.283~312
어떤 은유의 긴 하루 - 인승마(人乘馬) 은유의 발생에서 소멸까지 -
이 글은 「인승마」 은유의 탄생과 수용, 변형과 끝의 어떤 궤적을 서술한다. 이 은유는 주희에서 시작하여 이황과 이이를 거쳐 다양한 해석학적 변형을 야기하면서 한국 성리학 의 철학적 사유를 추동하는 뿌리은유였다. 개념적 은유는 인간의 신체적 경험을 기반으로 추상적 사유를 서술하는 사유 양식이다. 개념적 은유의 확장성은 「인승마」 은유의 변형을 유발했고, 결과적으로 이 은유에 대한 주희의 해석만으로는 확장과 변형을 모두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글은 『주역』 「계사전」에서 그 단초를 찾았다. 주희의 「인승마」 은유를 수 용한 이황은 「운동(힘)」 도식을 재해석하여 리의 ‘자기 원인적인 힘’을 담지한 ‘이발 (理發)’을 제시한다. 이이는 이황의 도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계사전」의 「포함」 도식에 기인한 「그릇 속의 물[器中水]」 은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운동(힘)」 도식에 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힘의 문제는 여전히 은폐된 채 잔존했다. 이런 공약 불가능성은 이 기 논쟁의 큰 두 축인 ‘주리 계열체’와 ‘기발이승 계열체’로의 분화를 야기했다. 18 세기 이익(李瀷)의 「인승주(人乘舟)」 은유를 마지막으로 이 은유에 대한 논쟁은 잠잠해졌 다. 이 은유는 19세기 후반 기정진의 「외필(猥筆)」에 의해 다시 살아났고, 율곡학파에서 퇴계학파의 성리학을 일원화시키려는 그의 노력은 ‘외필논쟁(猥筆論諍)’을 야기했다. 전우는 「외필변(猥筆辨)」과 「삼가태극설변(三家太極說辨)」에서 그의 은유를 비판했다. 이 논쟁은 ‘주리 계열체’의 연속으로 리가 사물화(死物化)되는 것을 우려한 진영과 ‘기발 이승 계열체’의 연속으로 리의 지나친 활물화(活物化)를 우려하는 진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승마」 은유의 종말은 리의 실재성을 부정하는 철학적 사유의 등장과 함께했다. 기의 자존성(自存性)만을 주장한 설태희(薛泰熙)에 의해 그 종말이 선언되었던 것이다.
A Long Day in a Certain Metaphor - From the Beginning of the Metaphor of Inseungma(人乘馬) to It’s Extinction -
This article traces origin, acceptance, modification, and extinction of the metaphor of Insengma(人乘馬). This metaphor starts from Zhu Xi and is then modified by Yi Hwang and Yi Yi. As a result, it is a root metaphor that provides impetus to the philosophical thought of Korean Neo-Confucianism. The conceptual metaphor is a thinking process based on bodily experiences, which illustrates abstract ideas. The expandability of the conceptual metaphor leads to modification of the metaphor of Inseungma, with result that Zhu Xi’s explanation of this metaphor does not entirely clarify the metaphor’s expandability and modification. We find clues that can more fully clarify the expandability and modification in The Book of Change. Yi Hwang, who accepted Zhu Xi’s metaphor of Insengma, reinterpreted the motion (strength) schema and suggested the concept of libal(理發) that involves self-causing power. Yi Yi posed a problem for Yi Hwang’s schema and provided the metaphor of Gijungsu(器中水) as an alternative, which comes from the container schema in The Book of Change. Yi Yi tried to break free from the motion (strength) schema, but the issue of strength is still a part of his philosophy. This incommensurability causes differentiation of the juri(主理) series and gibariseung(氣發理乘) series, which are the most significant axes of the debates in li-gi. Finally, in the eighteenth century, debates related to the metaphor of Inseungma calmed down, with the metaphor of Inseungju(人乘舟) from Yi Iik. After the late nineteenth century, the metaphor of Inseungma again took the spotlight in Eopil(猥筆) by Gi Jeongjin. His endeavor to unify the Neo-Confucianism of the Yi Hwang school and that of Yi Yi school caused the Eopil-debait(猥筆論爭). Critics of Gi’s metaphor of Inseungma put definite point in Eopilbyeon(猥筆辨) and Samgataegeukseolbyeon(三家太極說 辨) from Jeon U. This debate is a division between one side that worries about li as a dead thing, and another that worries about li as a living thing. The extinction of the metaphor of Inseungma came in the emergence of philosophical thought that denies li’s existence. That extinction was declared by Seol Taehui(薛泰熙), who argued for gi’s self-exist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