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1999)
pp.227~251

동학의 본체론

이재봉

(부산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동학은 ‘신’의 계시로부터 출발하는 종교적 가르침이었다. 전통적으로 ‘신’은 우주의 궁극적 근원이며 우주를 주재하는 그 무엇이다. 우리의 전통에서 존재의 근원은 ‘천’이라는 용어로 나타나고, 존재근원에 대한 동학의 이해도 역시 ‘천’에 대한 규정으로 드러난다.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이해는 곧장 인간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므로, ‘신’의 가르침에서 시작하는 동학의 가르침은 결국 인간존재의 근원을 탐구하여, 인간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동학에서 ‘천’은 ‘천신’,‘천도’,‘천기’의 관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들 용어들은 동학 이전의 사상들에서 이미 충분히 언급된 것들이었다. 그러므로 동학의 전파 당시부터 동학을 기존사상의 종합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수운과 해월은 그들의 가르침만이(‘천’에 대한 이해만이) 존재의 근원에 대해 전면적이고 올바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기존의 가르침들이 ‘천’에 대한 이해에서 ‘천신’으로부터 ‘천도’,‘천기’로 발전해 가는 과정 중에 ‘신’이라는 관념을 버리고, ‘도’,‘기’를 중심으로 세계를 설명하게 된 데 있지 않나 한다. 동학에 의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생명을 가진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관념은 ‘도’와 ‘기’관념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존재의 근원인 ‘천’에 대한 동학의 이해에서 ‘기’는 실체적인 측면에서 존재에 접근하는 것이고, ‘도’는 그 작용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며, ‘신’은 양쪽에 걸쳐 있는 개념이다. 이와 같이 이해해야만 존재의 근원 및 존재 일반에 대해 전면적으로 말한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이 동학 본체론의 요점이라 할 수있다.

The understanding of Hanul(天) in Donghak

Yi, Jae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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