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24)
pp.1~24
무해한 대상화의 가능성
대상화(objectification)란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의해 마치 대상(object)처럼 다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치’라고 덧붙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상화는 실제로는 대상 이 아닌 것 즉, 사람을 대상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며 이 때문에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 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 등에 의해 긍정적 혹은 무해한 대상화의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어떠한 맥락에서는 대 상화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어떤 맥락이 그것을 가 능하게 만드는가 하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본 논문은 누스바움이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한 서사적 역사를 기반으로 한 신뢰 관계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답변을 검토하고 옹호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긍정적 대상화에 관한 누스바움의 주장을 살피고, 그에 대한 비판 그 리고 함께 제시되는 자율성에 따른 동의를 기반으로 할 때 대상화가 유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을 소개할 것이다. 이후, 이러한 동의 기반 입장이 동의에 관한 자율적 권위 부여 모델에 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이고 누스바움의 해답이 동의 공정교류 모델을 수용하여 이 문제를 피할 수 있음을 제시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의 기반 입장에서 강조하는 동의의 중요 성에도 불구하고 신뢰 관계가 긍정적 대상화에 있어 더 중요한 고려 사항임을 보이고자 한다.
The Possibility of Harmless Objectification
Objectification generally refers to the phenomenon of a person being treated by another person as an object. As the phrase "as if" suggests, objectification reduces a person to an object when they are not actually an object, which is why it is considered ethically unacceptable. However, the possibility of benign or harmless objectification has been discussed by Martha Nussbaum, Cass Sunstein, and others, who argue that objectification can be benign in some contexts. This leads to the question of what contexts make this possible. This paper will examine and defend Nussbaum's answer to this question: trust relations based on narrative history make this possible. To do so, I will examine Nussbaum's argument for positive objectification, introduce a critique of it, and the accompanying argument that objectification may not be harmful when it is grounded in consent based on autonomy. I will then show that these consent-based arguments share problems with the autonomous authority model of consent and suggest that Nussbaum's answer avoids these problems by embracing a fair transaction model of consent. Consequently, I will argue that despite the importance of consent emphasized by consent-based arguments, trust relations are the more important consideration for benign or harmless objectif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