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SN: 1229-0750

대동철학 (2024)
pp.125~151

DOI : 10.20539/deadong.2024.106.006

자유주의 사회의 시민성에 대한 로티적 성찰

박대원

(경북대학교 철학과 강사)

이 글은 오늘날 자유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이자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 는가라는 질문과 그 답을 로티적 자유주의 사회, 문화, 시민에 대한 성찰에서 구하고자 한 다. 로티적 논변의 논리적 구조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자유주의적 자아론을 인정한다면, 자유주의적 사회를 정당화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공동체주의적 자아론을 긍정한다면, 자유주의적 사회를 거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전자를 인정하거나 후자를 긍정한다. 따 라서 우리는 자유주의 사회를 정당화하거나 거부해야 한다.’ 로티는 이 모순되는 결론을 피하기 위해서 딜레마의 양 뿔 사이를 피해 가는 논변을 제시한다. 자유주의자와 공동체주 의자는 모두 철학적 자아론으로부터 사회론을 정당화하거나 부정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 만, 로티는 그 가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회론은 현실의 구체적 제도와 문화에 대한 역사적이고 사회학적 서술로 정당화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유주의 사회를 특정 자아론에 의해 정당화하거나 부정하는 결론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자유주의 사회의 제도 와 문화 및 구체적 시민에 대해서 개선된 모습을 희망적으로 제안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 다. 이것이 로티적 결론이다. 로티는 개선된 자유주의 사회, 문화, 시민의 유토피아적 모습을 제안한다. 이상적인 자 유주의 사회는 ‘정치적·문화적 자유’가 사회의 유일한 목표이고, 이상적인 자유주의 문화 는 과학적 문화가 아니라 시적 문화이며, 이상적인 자유주의 시민은 타인과 함께 할 수 없 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적 욕망을 추구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대담한 시인이자 이 론적 아이러니스트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고통에 책임감을 느끼면서 함께 공감하고 연대 하는 실천적 자유주의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사적 욕망과 공적 책임의 문제가 상충할 때 로티는 공적 책임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학(이론)에 대한 민주주의(실천)의 우선성’을 주장한다. 사적 자아 완성을 추구하는 이론적 욕망과 공적 연대를 확대하기 위한 실천적 책임은 한 인간의 서로 다른 관심 방향이기 때문에 서로 충돌할 필요가 없지만, 간 혹 특정 시점이나 환경에서 한 인간의 삶에 동시에 요구될 때 우리는 사적 완성이 아니라 공적 실천과 책임을 우선하자는 게 로티의 제안이자 권유이다. 자유주의 사회의 시민성에 대한 로티적 성찰은 우리 사회의 제도와 구성원의 행위에 관 한 성찰로 이어진다. 로티에게서 한 사회의 도덕적 진보는 잔인성을 감소하려는 제도와 관 행 들에 의해 측정된다. 한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과거보다 제도적으로 덜 잔인해지거나 구 성원들이 서로에게 덜 잔인하게 행동할 때 그 사회의 도덕적 진보는 그만큼 달성된다. 마 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시민들에게 가하는 공권력의 폭력이 더 잘 통제되는 ‘법치’가 잘 작동해야 하고, 더불어 개인의 양심과 사상과 언론의 자유 등 정치적 자유가 잘 실현되어야 한다. 나아가 개인적 신념이나 집단 적 신념의 차이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서로를 증오하고 적대하는 정치적 행위 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 대신 더 크고 넓은 ‘우리-지향’을 향해 서로를 연대하고 함께 할 시민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Rortyan Reflections on Citizenship in a Liberal Society

Park, Dae-Won

This article seeks to answer the question of how to live as an individual and citizen in today’s liberal society by reflecting on a Rortyan liberal society, culture, and citizen. The logical structure of Rortyan argument is as follows. If we affirm a liberal self-theory, we can justify a liberal society. And if we affirm a communitarian self-theory, we must reject liberal society. But we either affirm the former or the latter. To avoid this contradictory conclusion, Rorty offers an argument that straddles the two horns of the dilemma. Both liberals and communitarians assume that social theory can be justified or rejected from a philosophical self-theory, but Rorty doesn’t think that assumption is necessary. Rather, social theory can be justified by historical and sociological accounts of the concrete institutions and cultures of reality. Thus, it is not so much a conclusion that justifies or negates liberal societies by a self-theory, but rather a hopeful proposal for an improved picture of the institutions, cultures, and specific citizens of the liberal societies in question. This is the Rorty’s conclusion. Rorty proposes a utopian picture of an improved liberal society, culture, and citizen; the ideal liberal society is one in which ‘political and cultural freedom’ is the sole goal of society; the ideal liberal culture is a poetic culture, not a scientific culture; the ideal liberal citizen is a bold poet and theoretical ironist who has no qualms about pursuing his or her own unique private desires that cannot be shared by others; and the ideal liberal citizen is a practical liberal who feels responsible for the suffering of others and empathizes with and stands in solidarity with them. However, in the real world, when private desires and public responsibilities conflict, Rorty argues that public responsibility should be prioritized. He argues for the primacy of democracy (practice) over philosophy (theory). The theoretical desire for private self-fulfillment and the practical responsibility for expanding public solidarity are different directions of human concern and need not conflict with each other, but when they are simultaneously demanded in a person’s life at certain times or circumstances, Rorty suggests and invites us to prioritize public practice and responsibility over private fulfillment. Rortyan reflection on citizenship in a liberal society leads to reflection on the institutions of our society and the behavior of its members. For Rorty, the moral progress of a society is measured by the institutions and practices that seek to reduce cruelty. Moral progress is achieved when a society is institutionally less cruel to its members than it was in the past, or when its members behave less cruelly toward each other. Similarly, for a society to be morally better, it must have a functioning ‘rule of law’, in which institutionalized state’s violence against citizens is better controlled, and political freedoms, such as freedom of conscience, thought, and speech, must be realized. Furthermore, we need to reduce the political behavior that leads to hatred and hostility toward each other, both individually and collectively, because of differences in personal or collective beliefs. Instead, we need to think of each other as fellow citizens, working together in solidarity toward a larger, broader ‘we-inten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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